어떻게 해야 했을까, 왜 이렇게 화제일까

오랜만에 극장 가서 봤는데, 보고 나서 바로 기분이 가볍진 않더라고요. 뭔가 한참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어요. 제목부터 계속 머리에 남아서 집에 오는 길에도 자꾸 되뇌게 됐습니다.

🎬 작품 정보

영화 공개 2023년
공식 예고편 아이즈매거진

첫인상부터 묵직했어요

처음엔 그냥 가족 이야기겠거니 했는데, 막상 시작하고 나니 생각보다 훨씬 답답하고 조용한 긴장감이 오래 가는 영화였어요. 큰 사건을 세게 던지기보다는, 이미 틀어져 있는 관계를 천천히 보여주면서 계속 마음을 눌러오는 타입이더라고요. 그래서 초반부터 편하게 보기보다는, 자꾸 표정이랑 말끝을 따라가게 됐습니다. 혼자 보기 좋은 힐링 영화 추천 글도 함께 살펴보세요.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걸 보고 나면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였어요. 제목 자체가 질문형이라 그런지, 영화 내내 누가 옳다 그르다를 딱 잘라 말해주지 않아요. 오히려 보는 사람한테 계속 묻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어떤 장면은 너무 답답해서 숨이 턱 막히는데, 그 답답함이 일부러 만든 감정이라는 게 느껴졌어요.

다만 그런 분위기가 취향을 좀 탈 것 같긴 해요. 빠른 전개나 시원한 반전을 기대하면 초반부터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저는 오히려 그 느린 호흡 때문에 더 몰입했는데, 중간중간 “아, 이건 사람에 따라 정말 지루하겠다” 싶었습니다. 근데 또 그 지루함 속에 묘하게 현실감이 있어서 끝까지 보게 되더라고요.

항목 내용
제목 어떻게 해야 했을까?
장르 다큐멘터리, 가족, 드라마
감독 후지노 토모아키
러닝타임 약 20년간 기록된 사적인 가족의 초상
별점 ⭐⭐⭐

줄거리는 단순한데 마음은 복잡해요

겉으로 보면 가족 안에서 벌어진 어떤 문제를 따라가는 이야기인데,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복잡한 감정이 깔려 있어요. 누군가는 숨기고, 누군가는 모른 척하고, 또 누군가는 끝까지 붙잡고 있으려 하죠. 그 과정이 너무 드라마틱하게 과장되지 않아서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냥 “아, 저 집도 저렇게 버티고 있구나” 싶은 순간이 계속 와요.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을 둘러싼 사람들의 태도였어요. 어떤 선택이 최선이었는지 끝까지 확신이 안 서게 만들고, 그래서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어요. 누가 봐도 답이 보이는 상황 같다가도, 막상 그 자리에 서면 그렇게 못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영화가 바로 그 지점을 계속 건드려요.

저는 이런 류의 영화 볼 때 늘 “내가 저 상황이면 어떻게 했을까?”를 떠올리게 되는데, 이번 작품은 그 질문이 정말 강하게 남았어요. 단순히 결론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선택 이전의 망설임과 이후의 후회까지 같이 보여주니까요. 그래서 보고 나서 바로 정리되는 영화는 아니고, 오히려 집에 와서 더 오래 남는 영화에 가까웠습니다.

중반부에 확 꺾이는 순간이 있더라고요

중반부쯤 가면 분위기가 한 번 확 달라져요. 그 전까지는 비교적 차분하게 쌓아가던 감정이 갑자기 더 무거워지면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이 조금 비틀리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 지점부터는 그냥 “가족이 힘들었구나” 수준이 아니라, 각자 품고 있던 감정이 얼마나 오래 쌓였는지 보이기 시작해서 더 답답했습니다.

재밌는 건, 이 반전이 엄청 자극적으로 터지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그래서 오히려 더 찝찝하게 남아요. 대놓고 놀라게 하는 장면보다, 아주 조용한 표정 하나나 짧은 대화 한 줄에서 더 크게 흔들렸습니다. 친구는 다른 장면에서 울었다고 했는데, 저는 그 중반부의 공기 바뀌는 순간이 더 아프더라고요.

이 영화는 감정선을 친절하게 정리해주지 않아요. 그래서 어떤 사람은 “뭘 이렇게까지 숨기고 돌려 말하냐” 싶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그 애매함이 오히려 좋다고 느낄 수도 있어요. 저는 후자 쪽에 조금 더 가까웠지만, 동시에 너무 친절하지 않아서 답답한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딱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영화예요.

인물들이 다 제각각이라 더 현실적이었어요

좋았던 건 인물들이 한쪽으로만 기울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누가 완전히 나쁘다, 누가 완전히 피해자다 이렇게 단순하게 안 보여줘서 더 현실적이더라고요. 각자 자기 입장에서는 나름의 이유가 있고, 그 이유가 또 완전히 납득되진 않는데도 묘하게 이해는 되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특히 부모 세대가 보여주는 침묵이나 회피가 되게 인상적이었어요. 그냥 아무 말 안 하는 게 아니라,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서 더 굳어버린 사람들처럼 보였거든요. 그게 오히려 더 아팠습니다. 누군가는 그걸 무책임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저는 그 무력감이 꽤 선명하게 느껴졌어요.

반대로 젊은 쪽 인물들은 더 직접적으로 부딪히고, 더 솔직하게 흔들려요. 그래서 대화 장면이 꽤 날카롭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서로를 설득하려는 게 아니라, 결국 자기 상처를 확인하는 말싸움처럼 보일 때가 있었어요. 이런 장면들은 연기 힘이 약하면 바로 무너질 텐데, 전체적으로는 꽤 버텨주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했을까? 예고편 한 장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 예고편 한 장면

연출은 담백한데 그래서 더 아팠어요

연출은 과하게 꾸미지 않고 담백한 편이에요. 카메라가 막 요란하게 움직이기보다, 인물들을 오래 지켜보는 쪽에 가까워서 오히려 숨이 막히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화려한 장치가 없는데도 시선이 잘 안 떨어지더라고요. 괜히 더 현실 같아서요.

촬영도 인물의 감정에 가까이 붙는 순간이 많아서 좋았어요. 방 안의 답답한 공기, 말이 끊긴 뒤의 정적, 그리고 서로를 피하는 눈빛 같은 게 꽤 선명하게 남습니다. 이런 작품은 배경이 화려할 필요가 없는데, 오히려 공간이 좁고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 감정을 더 크게 만들었어요. 저는 그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음악은 과하게 감정을 몰아가지 않아서 좋았어요. 울어야 할 때 울라고 밀어붙이는 스타일이 아니라, 그냥 가만히 두는 편이라 더 서늘하게 남더라고요. 엔딩 크레딧 올라갈 때도 멜로디로 억지로 정리해주지 않아서, 오히려 제가 혼자 결론을 못 내리게 됐습니다. 이런 여운은 분명 장점인데, 동시에 피곤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어요.

같은 결의 영화랑 비교하면 더 보이더라고요

이 작품은 뭔가 선명한 메시지를 강하게 외치는 영화라기보다, 사람 사이의 균열을 오래 들여다보는 쪽에 가까워요. 그래서 비슷한 결의 가족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들은 꽤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반대로 사건이 선명하게 정리되는 걸 좋아하면 답답할 수 있습니다. 저는 보고 나서 오히려 다른 다큐멘터리나 가족 영화가 생각났어요.

예를 들어 어떤 작품은 갈등을 크게 터뜨려서 카타르시스를 주는데, 이 영화는 끝까지 그걸 아껴두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더 현실적이지만, 더 불친절하기도 합니다. 사람마다 평이 갈리는 이유가 딱 여기 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이해가 된다”고 하고, 누군가는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 할 만하거든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애매함이 싫지 않았어요. 다만 아주 강하게 추천하기는 어렵고, 마음이 좀 무거운 날에 보면 더 가라앉을 수 있는 영화예요. 반대로 조용한 영화로 오래 생각하고 싶은 분들한테는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질문이 남는 타입을 좋아하면 괜찮아요.

아쉬운 점도 분명 있었어요

가장 아쉬웠던 건, 중간중간 정보가 조금 더 정리됐으면 좋겠다는 점이었어요. 일부 인물의 감정이나 과거의 맥락이 충분히 친절하게 설명되진 않아서, 저는 따라가면서도 살짝 헷갈리는 순간이 있었거든요. 이게 의도된 모호함일 수는 있는데, 가끔은 너무 덜 보여줘서 감정이 아니라 상황 파악에 신경이 쓰였어요.

또 어떤 장면은 반복해서 비슷한 감정을 쌓다 보니, 체감상 조금 길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같은 답답함이 계속 이어지니까 집중이 풀릴 뻔한 순간도 있었어요. 물론 그 반복이 이 영화의 핵심이긴 한데, 모든 관객이 그 리듬을 끝까지 받아들이진 못할 것 같아요. 중간에 호흡이 한 번 더 변했으면 더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목이 주는 질문이 워낙 강해서, 저는 더 명확한 결말이나 어떤 감정의 정리까지 기대했는데 그 부분은 꽤 절제돼 있어요. 그래서 끝나고 나면 “그래서 나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가 남습니다. 이런 여운을 좋아하면 장점인데, 아니라면 허무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딱 그 경계선에 있는 영화였습니다.

이런 분들한테는 맞고, 이런 분들한테는 애매해요

정리하면, 이 영화는 빠르게 소비하는 작품은 아니에요. 조용하게, 오래, 사람 마음의 결을 보는 걸 좋아하면 꽤 잘 맞을 겁니다. 반대로 속 시원한 전개나 명확한 해답을 기대하면 답답할 가능성이 커요. 저는 후자 기대를 조금 내려놓고 보니 더 괜찮았어요.

개인적으로는 가족 관계나 오래 쌓인 감정, 말로 다 설명되지 않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분들께는 한 번쯤 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보고 나서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는 아니고, 생각이 많아지는 쪽입니다. 그래서 데이트용이나 가벼운 주말 관람용으로는 조금 무거울 수 있어요.

한 줄로 말하면, “좋았는데 편하진 않은 영화”였어요. 저는 이런 영화가 가끔 더 오래 남더라고요. 다만 누구에게나 추천하기엔 분명 호불호가 있고, 그 호불호가 꽤 큰 작품입니다. 그래도 제목처럼 계속 묻게 만드는 힘은 있었어요. 결국 어떻게 해야 했을까, 그 질문이 끝까지 남는 영화였습니다.

총평: 묵직하고 생각할 거리는 많았지만, 호불호도 꽤 갈릴 만한 영화. 별점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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